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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취미/독서 기록

[독서]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 조세프 응우옌

by 김억지 2024. 5. 8.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어떤 심오한 깨달음을 담은 것 같은데 나의 내공이 부족하여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분명 집중해서 책을 읽었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결론에 이르렀을 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그와 같은 상태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제목 그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을 믿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책에서는 생각과 사고의 차이를 말하며 생각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지만 생각에 대해 사고하기 시작하면서 괴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생각은 본질적으로 나쁜 것이 아닙니다. 생각이란 우리가 세상 만물을 창조하는 데 사용하는 활동적인 심리적 원재료라는 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생각을 투고 다시 생각하는 순간 격렬한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떠오른 생각을 판단하고 비판하면서 내면적으로 온갖 종류의 감정적 소용돌이를 경험합니다.

 

 이렇게 말하며 한 가지 예시를 든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연간 수입액이 얼마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그 금액에 대한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이러한 생각 자체는 중립적이어서 어떠한 감정적 분란을 일으키지 않지만 그 생각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르게 된다고 한다. 

 

사람이 겪는 모든 괴로움의 근원은 사고, 즉 '생각하기'라는 내 말의 의미는 바로 이것입니다. 당신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싶은지 질문은 받고 마음속에서 처음 떠오른 생각은 아무런 괴로움을 초래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불쾌한 기분을 느낀 것은 그 생각에 대해 사고의 행위를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이 예시는 이 제목의 의미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시켜 주었다. 고민한다고 바뀔 것도 아닌데 온갖 생각으로 부정적인 감정만 생기던 과거의 경험들을 떠올려보면 우리가 겪는 고통의 근원은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 우리가 겪는 괴로움의 근원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라도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이 나쁜다는 것을 알아도 그것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통제가 되지 않는다. 스위치를 끄듯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차단할 수만 있다면 특정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일을 없을 것이다.

 

 저자 또한 생각하기를 완전히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다만 생각하는 데 쏟는 시간을 조금씩 줄여나갈 수는 있다고 한다. 힘들겠지만 조금씩 그 시간을 줄여나가다 보면 생각하는 행위 그 자체에 사로잡혀서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대신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생각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 오히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이 생각 아닌가? 저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생각하기를 멈추는 일에 있어서 가장 흥미롭고 역설적인 대목은, 자신이 생각하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만 해도 별다른 노력 없이 그러한 사고 행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지금 뭔가를 생각하는 중이며 이러한 행위가 모든 괴로움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함으로써 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사고 행위를 멈추거나 지나가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아무런 노력이 필요치 않으며, 순수하게 현재의 순간에 머무르는 것만으로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기를 멈추고 나서는 우리는 육감, 직관, 내면적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어떠한 상황이 닥쳤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이미 속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이 옳은지 확인하기 위하여 바깥 세계에 귀를 기울인다고 한다. 그 순간 온갖 부정적 감정이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의 여러 견해가 더해져 마음이 황폐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본인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것들이 무수히 많음에도 우리는 자신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삶을 통제하려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이 괴로움의 원천이라는 것에는 100% 공감한다. 그런데 그러한 생각을 멈출 수 있는 것이 과연 노력으로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러한 경지에 도달하기까지는 엄청난 수련이 필요할 것이고 타고난 기질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생각하기를 멈추고 내면적 지혜에 귀를 기울인다고 어떤 극적인 변화가 있을까? 이 대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든다. 문제를 제기한 후 결론이 너무 비약적이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야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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