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취미/독서 기록

[독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 로버트 기요사키

by 김억지 2023. 6. 1.

 

재테크, 투자 분야에서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한 책이다. 유사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딱히 기억에 남는 것도 없고 뻔한 말들만 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런 책들은 피하게 되는데 뭔가에 홀린 듯이 계속 손이 가게 된다. 분명 읽고 나면 후회하는데 적어도 읽을 때만큼은 뭔가 열정이 불타오르고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지 읽는 순간은 집중하게 된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제목부터 강렬하다. 이 책이 성공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제목도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를 바라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며, 부자를 꿈꾸며 투자 공부를 한다.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정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내 가족들에게 부족함이 없는 아빠가 되기 위해서 부자를 꿈꾸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혼자 살 때는 물욕이 정말 없는 편이었고 돈보다는 워라밸을 중시했지만 내 가족이 생긴 뒤로는 인생의 목표가 '돈'에 집중되고 있다. 내가 풍족하지 못한 것은 상관없지만 적어도 내 가족들은 하고 싶은 일 하고, 가고 싶은 곳 가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 살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왜 이런 제목을 지었을까 생각했다. 나는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젊었을 때부터 아끼고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된 아빠와 능력 없는 가난한 아빠의 이미지를 연상시켜 읽는 이로 하여금 간절함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의도도 조금은 있었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제목이 참 직관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이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에게는 두 명의 아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실제로 자기를 낳아준 '생물학적' 아빠인데 이 아빠는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직장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돈'에 대해서는 지식이 부족한 가난한 아빠이다. 두 번째 아빠는 자신의 아빠가 아닌 친구의 아빠인데 이 아빠는 돈에 대해 일반적이 사람들과는 다른 관점을 가진, 저자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친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아빠이다.

 

책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은 저자의 두 번째 아빠인 '부자 아빠'로부터 배운 가르침과 더불어 저자 본인이 부를 축적해 나가면서 느낀 점들을 나열한 것들이다. 책에 있는 많은 가르침들 중에는 다른 책에서도 흔히들 말하는 내용도 물론 포함돼 있지만 전반적으로 '본인의 사업'을 할 것과 '자산에 투자'할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느꼈다. 특히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는 느끼지 않았지만 저자 본인이 부를 축척한 주된 방법이 부동산 투자였음을 밝히면서 부자 아빠가 되는 빠른 길은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한 책이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종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책이지만 이 책을 향한 비판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 가장 많은 비판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라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재테크 서적에 있는 뻔한 내용들로만 채워진 책이 아니라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 책임에는 분명 하나 '결국 부동산 투자로 부를 축적했다는 말 아니야?'라는 결론으로 마무리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관점이 신선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정말 재밌게 읽어나갔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 나의 재무구조나 수입 지출 구조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부자 아빠'가 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생겼다. 하지만 이 책에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부동산 투자 이야기 때문에 일종의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저자의 성공을 이끈 주된 요인이 돈에 대한 가치관과 돈을 대하는 자세 때문인지, 아니면 온전히 부동산 투자에 성공했기 때문인지 궁금했다. 즉 저자가 부를 축적해 가는 시기에 부동산 시장이 불황이었다면 어떤 결과였을까? 물론 자산을 축적하고, 자산에서 수입으로 현금흐름이 창출되도록 하라는 것에 대해서는 100% 공감하지만 그 대상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은 후기 또한 엄청나게 많다. 대부분이 이 책을 찬양하고 있다. 물론 책에 대해 느낀 바가 없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다면 굳이 시간을 들여 글을 남기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에 독서 후기는 긍정적인 시각에서 쓰인 글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 책에서 느낀 바가 전혀 없다면 글을 남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빨리 읽고 싶어서 출근 전에도 읽고 심지어는 술을 마시고 와서도 읽고 잘 정도로 몰입을 해서 읽은 책이지만 분명히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