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주식 관련 책을 읽으면서 주식을 잘하기 위해서는 군중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므로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했던 내용이 생각나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을 접한 경로 때문에 주식시장의 참여자들의 심리에 치우쳐서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점점 현재의 정치적 쟁점이나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책의 내용을 접목하면서 읽게 되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군중의 심리에 대한 책인데 놀라운 점이 이 책이 쓰인 시기이다. 무려 1895년에 출간된 책임에도 마치 현대 시대의 상황을 꿰뚫어 보는 듯한 내용을 보면서 무척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군중의 심리는 어느 특정 시대를 초월한 특징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을 느꼈다. 책이 쓰인 시기와 지금의 시대는 분명 다르지만 군중의 심리만큼은 시대 상황과 관계없이 분명한 특징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군중심리라고 하면은 단순히 다수의 의견이나 집단의 주된 의견 정도로만 생각하곤 하는데 저자는 군중심리는 구성 요소들의 심리와는 구별된다고 한다.
군중이란 집합체는 구성 요소들의 단순한 합도 아니고 평균값도 아니다. 군중에서 새로운 특성이 생겨나고 그 특성들이 결합하기도 한다. 화학에 비유하자면 알칼리성 물질과 산성 물질이 결합해서 속성이 전혀 다른 새 물질이 생성되는 것과 같다.
군중심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집단을 구성하는 개인과, 그 개인이 모인 군중을 완전히 별개로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에서도 역사적인 사건 중에서 많은 예시를 들고 있는데 굳이 과거의 사례가 아니라도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단을 구성하는 개인은 매우 뛰어나 지능과 판별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한 개인이 속한 집단은 그러지 못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결국 군중의 심리가 개인의 심리의 단순한 합이나 평균값과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심리로 재탄생하는 원인에 대한 논의가 이 책의 핵심 메시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군중심리의 원인과 특성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대부분의 인간은 다수에 속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과거 원시시대부터 우리 DNA에 내재된 생존본능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꼭 다수의 의견이라고 해도 그것이 항상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주식시장을 보면 다수의 의견이 틀릴 때가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다수의 의견에 속하고 싶은 안정감을 버리고 스스로 옳은 판단을 내려야 하지만 본능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군중심리의 특성과 원인에 대해 인지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맹목적으로 군중심리에 휩쓸려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을 하는 실수는 줄이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문득 어떤 사건 하나가 떠올랐다. 몇 년 전 사건인데 어떤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거의 모든 사람이 특정인을 마녀사냥 하면서 범인으로 몰아갔다. 나도 당연히 다수의 의견과 똑같이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상황이 이 책에서 설명하는 전형적인 군중심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책에서 설명하는 군중심리의 요인 중 많은 부분이 그때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의견대로 생각하면 안정감이 생길 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생긴다. 당시 실제로는 아무런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뭔가에 홀린 듯이 특정인을 범인으로 지목해서 모든 정황을 퍼즐 맞추듯이 조립해 나갔다.
현재 그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찰 측에서는 범인으로 지목된 특정인에 대해서 혐의 없음으로 수사 종결했다는 기사는 본 기억이 있다. 책을 읽고 나서 그 사건을 떠올리면서 군중심리가 얼마나 개인의 판단을 흐릴 수 있는지 느끼게 되었다. 꼭 그 사건이 아니라도 군중심리를 접목해서 해석할 사회적 사건은 정말 많다. 책을 읽고 느낀 바가 많아서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지만 그러한 사건이 다시 생길 때 군중심리를 벗어나 판단하는 것은 정말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다수의 의견이 옳다'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다수의 의견도 잘못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판단력 차이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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