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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취미/독서 기록

[독서]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 웨인 다이어

by 김억지 2023. 8. 22.

되도록이면 직접 서점에서 책을 보고 사려고 하는데 실수를 했다. 미리 봐뒀던 책 몇 개를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을 하면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한 초연한 자세 대한 글을 정말로 감명 깊게 읽었다. 그 뒤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나 또한 그러한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해 왔다. 위대한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는 못 미치겠지만 당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그런 글을 남겼을까 생각하면서 내 마음을 가다듬게 되었다.

 

명상록을 읽은 이후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언젠가 죽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언젠가는 죽을 운명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망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나도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러한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책은 내가 원했던 내용의 책은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제목과 책 하단부에 있는 '베스트셀러'라는 문구만 보고 이 책이 죽음에 대한 사색이 주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내용도 보지 않고 주문을 했다.

 

제목은 마치 죽음에 관한 내용으로 가득할 것 같았지만 책의 구성은 잠언집이나 에세이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결코 내용이 부실하거나 좋은 책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 모든 문구가 가슴에 와닿기는 힘들다. 이 책 또한 마치 뜬구름을 잡는 것 같고 현실과는 동떨어져 도저히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글도 있었다.

 

얼마 전에 읽은 '책은 도끼다'에서 저자가 설명했던 본인의 독서법을 떠올리면서 천천히 책을 곱씹으면서 읽어나갔다. 요즘 정말 다방면에서 힘든 일이 생기고 지칠 때가 있는데 그런 상황들이 대입되는 글은 반복해서 읽으면서 조금 더 오래 각인시키고자 하였다. 흔히들 이런 글을 읽으면 위로를 받는다는 얘기를 하는데 솔직히 나는 아무리 이런 글을 읽어도 위로받거나 힐링되는 느낌은 생기지 않는다. 다만 내면을 가다듬으면 인생이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항상 든다.

 

자기계발서나 잠언집,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본인의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책들. 정말 혐오스러울 정도로 읽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저런 책들은 그저 패션독서에 어울리는 책이라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책을 읽다 보면 나의 마음가짐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 신기할 때가 있다. 그저 글로만 볼 때 아름다워 보이기만 하고 마음으로는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던 글들도 이제는 그 글들이 가치가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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