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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취미/독서 기록

[독서] 프리워터 - 아미나 루크먼 도슨

by 김억지 2023. 9. 9.

특별히 책을 사려는 마음은 없었는데 서점에 갔을 때 눈길을 확 끄는 책이었다. 소설처럼 보이긴 했는데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그 자리에서 꽤 오랜 시간 책을 읽었는데 몰입감이 높았다. 무엇보다 소설의 스토리 흐름이 단순하여 읽기가 매우 편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뉴베리 대상'이 어떤 상인지 찾아보다가 이 책이 아동문학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호머라는 흑인 아이가 백인 소유의 농장에서 탈출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실제로 흑인 노예들이 탈출하여 늪지대에 그들만의 삶의 터전을 꾸렸다고 하는데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작가의 상상력 더해진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백인들의 농장에서 탈출한 흑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 바로 '프리워터'이다.

 

스토리 자체가 흥미롭고 아동문학인 만큼 쉽게 쓰여서 정말 술술 읽힌다는 표현이 딱인 작품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러한 '노예'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주제보다 더 몰입하게 된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역사를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역사에 관한 책에서도 노예제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부분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누구보다 힘든 삶을 살았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현재의 삶에 감사한다는 식상한 마인드인지, 아니면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싶은 마음인지는 모르겠다. 

 

이런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겠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 그 당시 흑인 노예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매우 구체적으로 떠올려졌다. 책을 읽는 것이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그림을 하나씩 그리는 기분이 들 정도로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상황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정말 재밌는 소설을 읽으면 항상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영화를 한 편 본 듯한 기분인데 이 책도 몇 시간까지 영상을 본 것과 같았고 마치 내가 소설의 주인공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 같았다.

 

간혹 상황이나 배경 묘사가 지나치게 구체적이면 소설을 읽을 때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모든 작가가 그런 것은 아니나 대체적으로 일본 소설 작품을 읽으면 독자로 하여금 상상을 강요하는 기분이 들어 거부감을 느낄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은 스토리를 따라가는 속도와 배경을 떠올리는 속도가 정확하게 일치하여 막힘 없이 읽혔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문학이기 때문에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진정한 자유의 의미, 가족의 소중함 등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특히 좋은 책이라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뉴베리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교육적 목적이 아니라도 흥미로운 스토리와 작가의 표현력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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