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찾는 핫플레이스의 법칙에 대하여 다양한 예시를 통해 재밌게 설명한 책이다. 핫플레이스에서 느꼈던 긍정적인 감정들이 어떠한 법칙에 의해 유발되었는지 알 수 있도록 분석적으로 설명해줌과 동시에 공간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중요시해야 할 부분들을 알려준다.
현재 사업을 하고 있지도 않고 향후에 그럴 계획도 없지만 공간에 대한 전문가의 관점을 책으로 접하는 것이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성공하는 상업공간과 실패하는 상업공간과의 명확한 차이를 인지함으로써 특정 공간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상업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의 전망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오프라인 공간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공간이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예전에는 상업의 일부분만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으며, 온라인을 통한 즐길거리가 지금과 같이 풍부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수요는 꾸준했으며, 오프라인 공간의 경쟁자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예전과는 다르다. 온라인을 통해서 대부분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한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지금의 오프라인 공간은 다른 오프라인 공간과 경쟁하기 전에 먼저 온라인 공간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자를 일단 오프라인 공간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시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온라인 공간은 줄 수 없는 즐거움을 오프라인 공간이 선사해야 하는 것이고, 성공하는 핫플레이스는 온라인 공간을 뛰어넘는 어떠한 법칙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법칙들은 단순히 유행이라기보다는 법칙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흐름이 분명히 존재한다.
책에서는 그러한 법칙들에 대하여 수많은 핫플레이스를 예시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가끔 방문했던 적이 있던 핫플레이스가 예시로 나올 때면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의 이면에 숨겨진 핫플레이스의 법칙들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그 공간을 인상 깊이 느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예시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과거에 방문했던 수많은 핫플레이스들에 어떤 법칙이 적용됐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책을 읽는 중에 느낄 수 있었던 즐거움이었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꽤 유명한 고깃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워낙 유명해서 예약을 하는 것도 치열해서 몇 차례의 시도 끝에 겨우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그 고깃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기분은 여전히 선명하다. 내부 인테리어가 주는 강력한 인상 덕분에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기분이 강력하게 느껴졌다.
고기의 맛은 적당히 맛있었지만 가격이 정말 사악하다고 느낄 정도로 비쌌지만 그곳에서의 식사는 즐거웠다는 느낌은 확실하다. 가격을 생각했다면 절대로 그 식당을 가지 않았을 것이고, 맛을 우선시했다면 그 식당 외에도 맛있는 식당은 수없이 많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 고깃집을 앞다투어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은 오프라인 공간만이 고객에게 선사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공간 기획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이유이고, 책에서는 이에 대해 재밌게 설명해주고 있다.
특정한 주제에 대한 책임에도 다양한 예시와 사진, 그리고 읽기 쉬운 저자의 설명 덕분에 재밌는 소설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책의 후반부에서 주요 프로젝트의 공간 기획 단계 중 콘셉트 설계를 국내업체보다는 해외 유명 건축가에데 맡기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담겨있는데 이 내용은 책의 취지와는 다소 맞지 않게 느껴졌다.
현업에서 힘쓰고 있는 저자와 수많은 국내 건축가들의 고충은 알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책을 통해서까지 접하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설계, 시공, 조경 과정이 분리되어 있는 현재의 관행에 대한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저자의 말대로 콘셉트 설계를 해외 건축가에데 맡김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각각의 과정이 분리되어 자연스러움을 추구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주장 자체는 공감이 되었으나 책의 제목인 '있는 공간, 없는 공간'처럼 핫플레이스 공간이 가지는 법칙에 대한 내용으로만 구성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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