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프로그램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떤 연예인이 방송에서 이 책을 언급하는 것을 보았다. 그동안 본인이 다르게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서 책을 통해 교훈을 얻었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 말이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특별히 찾는 책이 없이 서점을 거닐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읽기 시작했다.
기대와는 달리 책의 내용이 꽤 단순하고 지루하게 보였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칼 필레머 교수의 연구인 '코넬대학교 인류 유산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연구는 1000명이 넘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지혜를 얻기 위해 수행되었다.
요즘 시대에는 책과 강연을 통해 성공과 행복에 관한 수많은 조언을 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불행하다. 킬 필레머 교수는 이에 의문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틀에 박힌 조언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간 '인생의 현자'들을 통해서 생생한 지혜를 얻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이 연구는 그 규모가 상당하다. 1000명이 넘는 인생의 현자, 그들이 살아온 8만 년의 삶, 5만 년의 직장생활, 3만 년의 결혼생활을 통해 얻은 지혜가 책에 담겨있다. 단순히 개개인의 인터뷰를 책으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회과학적 도구들을 이용하여 철저한 검증을 거쳐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연구의 취지도 매우 훌륭하고 규모도 상당하지만 처음에는 그것이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삶의 지혜'에 관해서는 이미 수많은 책이 출간되었고, 유튜브 검색을 통해서 세계 유명인사의 강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콘텐츠와 달리 이 책만이 가지는 차별점이 있다.
내가 책을 읽을 때 비단 이 책뿐만 아니라 모든 책에 통용되는 점이 있다. 바로 같은 말을 하더라도 누구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울림의 크기는 천차만별이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삶의 지혜가 특별하다고는 말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거나 실천할 의지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유명인사가 이러한 삶의 지혜에 대해 강연하는 영상을 보았다면 뻔한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삶의 지혜들에 대해 말하는 '인생의 현자'들은 결코 특별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의 사람들이라 마치 내가 훗날 나이가 들었을 때의 모습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심지어 그들의 삶의 지혜가 온전히 독자에게 전달되도록 최대한 그들의 목소리를 살려 책을 구성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와 비슷한 인생을 먼저 살아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 내 옆에 앉아 진심으로 인생의 조언을 건네주는 듯한 기분을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숨겨진 비밀의 열쇠 같은 인생의 지혜는 얻지 못했지만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는데 정작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되고, 나보다 인생을 먼저 살아간 사람들이 후회한 일들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햐 하는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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