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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취미/독서 기록

[독서] 초역 니체의 말 - 프리드리히 니체

by 김억지 2023. 8. 6.

주말에 특별한 약속이나 해야 할 일이 없으면 카페에 가서 느긋하게 책을 읽는다. 그런데 요즘은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내딛기 싫어서 주말에도 집에만 있으면서 책을 읽는데 페이지가 많거나 내용이 심오한 책은 부담스러워 가볍게 읽을 책이 없을까 해서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초역'의 의미가 뭔지 몰라 검색을 해보았는데 유명 포털사이트 국어사전에 의하면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서 번역함. 또는 그런 번역.'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러한 뜻에 맞게 책은 프리드리히 니체가 본인의 저서에 남긴 글들 중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구성되어 있다.

 

총 232개의 글들이 10개의 주제로 분류되어 있다. 자신에 대하여, 기쁨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마음에 대하여, 친구에 대하여, 세상에 대하여, 인간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지성에 대하여, 아름다움에 대하여 이렇게 총 10개의 주제인데 하나의 글에만 집중해서 읽으면 분류된 주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느꼈다.

 

이 책이 고전으로 분류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대가 지난 책들을 읽을 때마다 항상 놀라는 점이 있다. 사회적 환경이나 대중들의 인식이 현재의 그것과는 매우 다를지라도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진리는 분명 존재한다는 점이다. 사회의 모습이 어떻든 경제적 수준이 어떻든 어쨌거나 삶을 영위하는 것은 똑같은 '사람'이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서 약간 패션독서 느낌도 내면서 읽다 보니 금방 책을 전부 다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크게 와닿거나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은 글귀는 포스트잇으로 표시를 하면서 읽었다.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
당신은 연인을 원하는가. 좋은 사람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가. 자신을 깊이 사랑해 줄 사람을 원하고 있는가. 이것은 실로 잘난 척의 최절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만큼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하여 좋은 인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지 반문해 보라.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은 단 한 사람이면 된다고 말하고 싶은가? 그러나 그 한 사람은 많은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당신을 어느 누가 사랑할 것인가. 이제 알겠는가? 당신은 처음부터 당치도 않는 주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반적으로 '철학을 가진다'라고 말할 경우, 어느 정도 굳어진 태도와 의견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을 획일화하도록 만든다. 그런 철학을 갖기보다는 때때마다 인생이 들려주는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것이 낫다. 그 편이 일이나 생활의 본질을 명료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야말로 바로 철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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