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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취미/독서 기록

[독서] 2050 거주불능 지구 -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by 김억지 2023. 8. 8.

올해 더운 날씨로 인하여 지구온난화를 우려하는 기사들이 부쩍 많이 보인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지구는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으므로 갈수록 많은 이들이 기후를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얼마 전 충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재밌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7월 27일,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온난화의 시대가 끝나고 지구열대화가 시작되었다는 발언으로 인하여 이에 관한 수많은 기사사 쏟아져 나왔다. 뭔가 말장난 같아 보였지만 지금까지 세계 유명인사들이 기후변화에 관한 우려 섞인 발언을 해왔던 것보다 더 직설적으로 느껴졌다.

 

지구온난화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교과서나 각종 미디어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각종 산업 활동에서 발생되는 탄소로 인해 온실효과가 발생되고 이로 인하여 지구는 갈수록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이제는 너무나도 널리 알려져서 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지구가 뜨거워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나를 비롯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식은 매우 단편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온실 효과로 인하여 지구가 뜨거워지고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것은 이견이 없는 보편적인 전망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식생대의 분포가 변화하여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의견 내지는 지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고 직접 느끼는 기후 또한 점점 뜨거워지고 있음에도 기후변화에 대해서 진지하게 걱정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저 내가 죽을 때쯤에 온도 몇 도 정도 상승해도 사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후변화를 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얘기라고 생각을 해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래에 지구에서 나타날 12가지의 기후재난을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얘기하고 있다. 미래에 겪을 기후재난은 책을 읽기 전 예상했던 범위를 훨씬 벗어난 것이었다. 단순히 지구가 뜨거워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전망들이 가득했다.

 

물론 미래가 확정되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저자도 여러 번 강조했듯이 기후에 관해서는 연구 결과를 쉽게 분석할 수 없고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인과관계 또한 명확한 것이 아니라서 정확하게 전망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 또한 앞으로 전 인류가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해결책을 내놓는가에 따라 미래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미래를 단정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고 하더라도(그럴 확률이 매우 낮지만)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은 피할 수 있는 미래일 것이고, 가장 긍정적인 전망으로 바라보더라도 미래의 생활은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할 것이라고 한다. 

 

이미 데드라인을 넘어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나 심각한 상황인데 도대체 왜 정부나 정치인들, 국가협력체들은 탄소 감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크게 의문을 가질 사항도 아니었다. 나도 심각한 것은 알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니 그런 의문을 가지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느꼈다.

 

그렇다면 매우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 어느 정도 분명한 상황에서 왜 우리는 이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여 적극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책에서도 일부 언급이 되었지만 아마 경제성장과 과학의 발전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럴 확률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암울한 미래가 점점 다가오고 있음에도 이러한 기대를 가지고 방관하는 것은 도박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약 이 글이 학창 시절 선생님에게 제출해야 하는 독후감이라면 나 스스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책을 다 읽고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했음에도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각종 문제나 변화가 걱정될 따름이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임에도 기후변화를 너무나도 간단한 문제이고 발전된 과학기술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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