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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취미/독서 기록

[독서]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by 김억지 2023. 1. 24.

주식 책은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검증된 외국 서적 위주로 읽고 있는데 그중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독서를 해오면서 신기했던 점이 소설이나 사회과학 분야의 책은 한 번 읽으면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데 이상하게 주식 책은 좋은 책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는 경향이 있다. 월가의 영웅 같은 책은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 수 없이 반복해서 읽었는데 그 책이 특별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라기보다는 투자에 대한 마인드를 정립하기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또한  반복해서 읽게 되는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퀀트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과 투자자로서 가져야 할 마인드를 잘 느낄 수가 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느낀 점은 기본적 내용이나 반복되는 내용에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어떻게 보면 책의 후반부에서 설명하는 '마법 공식'을 설명하기 위해 그 '마법 공식'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내용이 책의 80% 이상이라고 느꼈을 정도이다. '그냥 계속해서 강조하는 마법 공식만 설명해 주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지만 만약 책의 전반부의 내용을 읽지 않고 저자가 말하는 '마법 공식'이 무엇인지만 읽었다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실천하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책의 기준은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읽는이로 하여금 변화하고자 하는 열의를 일으킬 수 있느냐, 읽는이의 마음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느냐도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 있어서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은 읽고 나서 이 방법을 실천해 봐야겠다는 열의가 불타오르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최고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이 책을 반복해서 읽는 이유이고 저자인 조엘 그린블라트도 단순히 방법을 알려주어서는 독자들에게 어떠한 행동의 변화도 없을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마법 공식'의 위대함을 알리기 위해 책 지면의 대부분을 할애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좋은 주식을 고르는 방법은 간단하다. '좋은 회사'의 주식을 '낮은 가격'에 사면된다. 이건 굳이 주식투자를 해보지 않은 사람도 본능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좋은 회사'의 가치가 계산이 되는 것일까? 이 가치가 계산이 된다면 주식투자로 돈을 잃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즉 우리는 회사 가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회사의 주식을 매우 낮은 가격에 매수할 기회가 있다고 해도 이 가격이 낮은 가격인지 알아차릴 수가 없다. 설령 회사의 가치를 근사치로 알 수 있다고 하더라고 그건 추측일 뿐이고 앞으로 회사가 올릴 수익을 예상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 또한 넘쳐나므로 나 같은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그러한 전문가들에게 경쟁 우위를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에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리기는 매우 어렵다. 나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 전적으로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하는데 주식시장에는 수많은 투자자들이 참가를 한다. 참가자들 중에서 자신의 돈을 잃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수익을 올리고 싶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시장 참가자들 보다 경쟁 우위를 가져야 하는데 해당 분야에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규칙 기반으로 종목을 추출하여 분산투자하고 장기투자를 하는 것만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저자는 주식시장의 대가가 되기 위한 두 가지 수단을 아래와 같이 말했다.

 

 

1. 회사의 주식을 살 때에는 염가로 사면 좋다. 그렇게 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지급한 가격에 대해서 적게 버는 회사보다 많이 버는 회사를 사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낮은 이익수익률보다 높은 이익수익률이 낫다.

2. 나쁜 회사의 주식 매수보다 좋은 회사의 주식 매수가 낫다. 좋은 회사의 주식을 사는 한 가지 방법은 자사의 돈을 낮은 수익률로 투자하는 회사보다 높은 수익률로 투자하는 회사를 사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낮은 자본수익률을 내는 회사보다 높은 자본수익률을 내는 회사가 낫다.

3. 1번과 2번의 요점을 결합하면, 좋은 회사를 염가에 사는 것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비결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어떻게 종목을 추려낼까? 저자가 말하는 마법 공식대로 종목을 추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기업을 자본수익률을 기초로 해서 등수를 매긴다.

2. 이익수익률을 가지고 다시 똑같은 방식으로 등수를 매긴다.

3. 두 등수를 합친다. 합친 등수가 높은 상위 종목들에 투자한다.

 

책에서는 상위종목 30 종목에 투자를 했을 경우 지난 17년간의 수익률이 나와있다.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157페이지

이렇게 간단한 방식으로도 연평균 30.8%라는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물론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의 주식시장보다 상승률이 낮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수익률을 달성하기는 매우 어렵겠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간단한 규칙에 기반한 투자만으로도 시장 평균을 초과할 수 있는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마법 공식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저자는 광범위한 테스트를 통해 마법 공식이 단순한 행운의 문제가 아님을 얘기한다.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한 방식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까? 물론 종종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아주 성공적인 방법이며, 대부분의 투자자는 몇 년 연속으로 성공적이지 못한 전략을 고수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 방식을 고수했을 때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이런 규칙 기반의 주식투자(퀀트투자)에서 항상 논란이 되는 것이 '과최적화' 논란이다. 이미 확정된 데이터를 반복하여 분석하다 보면 수익이 나는 패턴을 발견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패턴은 지금까지는 유효했지만 미래에도 유효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규칙을 정립할 때는 이 논리가 합리적인 논리인지, 아니면 단순히 수 차례 분석을 반복하다 우연히 발견된 패턴이지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다른 주식 투자 방법보다 간편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방법이 유일한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꾸준히 연구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가를 해야 한다. 그것이 수익을 가져다주는 길이며 과거에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투자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마법 공식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마법 공식에서 말하는 자본수익률은 ROA(총자산수익률)로 대체를 하고 이익수익률은 PER(주가수익률)로 대체를 하여 종목을 선별하라고 한다. 책의 부록에서는 좀 더 디테일한 방법을 설명하는데 이렇게 규칙 기반의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는 꼭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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