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유행어와는 결이 다르지만 특정 단어도 유행을 탄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책의 제목인 '프레임' 또한 언젠가부터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사전적으로는 '자동차, 자전거 따위의 뼈대', '나무나 금속으로 된 틀, 액자'의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요즘은 그러한 기본 의미보다는 '~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다', '세상을 ~한 프레임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와 같이 어떠한 사건이나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견해와 같은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다. 책 중 지은이의 말 중에서 프레임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잘 느끼게 해 준 말이 있다.
건물 어느 곳에 창을 내더라도 그 창만큼의 세상을 보게 되듯이, 우리도 프레임이라는 마음이 창을 통해서 보게 되는 세상만을 볼 뿐이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프레임을 통해서 채색되고 왜곡된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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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우리도 삶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풍경을 향유하기 위해 최상의 창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떤 프레임을 통해 세상에 접근하느냐에 따라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이 결정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상의 프레임으로 자신의 삶을 재무장하겠다는 용기, 나는 이것이 지혜의 목적지라고 생각한다.
지은이의 말처럼 우리 마음속에 있는 '프레임'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프레임'을 잘 설정할 수만 있다면 세상을 바라로는 시선을 더욱더 올바르고 객관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그런데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이러한 프레임을 고치려는 노력을 잘 하지 않는다. 흔히 하는 말처럼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본다. 책에 담긴 무수한 실험 결과를 보면 인간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를 잘 알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거의 모든 실험 내용에 대해 내가 실제로 실험에 참가했다고 가정하고 어떠한 선택을 할지 고민해 보았다. 역시나 거의 모든 실험에서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선택하지 말았어야 할 선택지를 나 또한 선택을 하고 있었다. '프레임'이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이렇게 잘못된 선택을 하는데 실제 삶 속에서 얼마나 많은 잘못된 '프레임'을 가지고 있었을지 상상도 안 될 정도이다.
저자는 책에서 프레임은 한마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프레임은 삶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맥락, 정의, 단어, 질문, 은유, 순서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프레임'에 대한 생각과는 다르다. 우리는 흔히 프레임을 '마음가짐' 정도로만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책에서 많은 예시가 있지만 '프레임은 단어다'에 나온 예시가 있는데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어'를 바꿔야 한다고 느끼게 되었다.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두 가지의 질문이 있을 때 어떠한 질문이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올까? 답은 두 번째 질문이다. 첫 번째 질문은 '허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고, 두 번째 질문은 '금지'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아무래도 '금지'라는 표현은 강하게 느껴지므로 민주주의에서 '금지'는 좀 과하다는 생각으로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도 허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묻고자 하는 내용은 같지만 단어를 달리 사용하여 전혀 다른 답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듯 프레임은 마음가짐의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맥락, 정의, 단어, 질문, 은유, 순서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즉 프레임은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를 넘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 중 마음에 깊이 와닿았던 부분이 '자기 중심성'이다. 남들 또한 자기처럼 생각할 것이라 믿고 자기의 성향이 보편적이다는 생각 때문에 타인과의 논쟁이 생기곤 한다.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특정 주제를 가지고 치열하게 싸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친구나 와이프에게 고집이 강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인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러한 자기중심적 사고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등과 같은 말이 모두 여기에 해당되는데 스스로 발전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반드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이 보편적이지 않고, 세상에는 각각 다른 경험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세상에는 나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이 수없이 많다는 생각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자기중심적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 외에도 꼭 필요한 프레임이 상황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경우의 수 2가지는 '사람인가?'와 '상황인가?'이다. 책에서는 나치의 반인륜적 행위를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러한 행동이 그 사람이 악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할 수 있고, 아니면 상황이 그래서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행동의 원인을 '사람'에 두고 있다. 나치의 이러한 행동들이 소수의 악인들이 저지르는 비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연구 결과는 행동의 원인이 '사람'이 아니라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사고의 전환은 분명 낯설고 힘들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진실인 가능성이 높은 '상황 프레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간 행동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 프레임과 상황 프레임을 균형 있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사람 프레임의 남용은 상황의 힘에 대한 무지를 낳는다. 이는 불필요하게 서로를 비난하거나, 개인의 책임을 과도하게 묻는 실수를 범하게 만든다. 시스템을 통한 문제의 개선보다는 소수의 문제적 인간들을 처벌하는 선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반면에 사람의 힘에 대한 깊은 통찰 없이 상황 프레임을 남용하게 되면, 인간을 수동적 존재로 보게 되고 문제의 개선이 전적으로 개인의 외부에 있다는 운명론적 시각을 갖기 쉽다. 그러므로 두 프레임 중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심리한 연구들은 사람들이 상황 프레임보다는 사람 프레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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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프레임이 인도하는 지혜의 끝은 '나 자신이 타인에게는 상황이다'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의 내면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상황 때문에 기인한다는 깨달음, 그것이 지혜와 인격의 핵심이다.
대부분은 어떠한 행동을 '사람 프레임'으로 바라본다. 그게 간편하기도 하거니와 본인이 그 상황에 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 사고도 타인과의 마찰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지만 이러한 '사람 프레임' 또한 그 원인이지 않을까? 사건을 '상황 프레임'으로 보려는 노력을 넘어서 '나'라는 상황 프레임이 타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게 되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더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책이 매우 쉽고 재밌게 읽힐 뿐만 아니라 주옥같은 문구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아직도 인상에 깊게 남겨져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러한 의도를 넘어서 순수한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인생책'이라고 할 만큼 스스로는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믿는다.
나는 원래 자기계발 책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다. 성공한 사람의 자기 무용담처럼 느껴지거나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없는 헛소리만 가득한 책으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정말 인상 깊게 읽은 책이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인데 책을 읽는 내내 모든 문구들이 와닿고 나를 변화시켜야겠다는 열망을 불태우게 했다. 그래서 매년 한 번씩은 반복해서 읽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프레임'이라는 이 책도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나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처음 책에서 말했듯이 건물에 창을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보이는 경치가 달라지는 것처럼 내면에 있는 프레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러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가 없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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